“HR팀은 직원과 함께 꿈꾸며, 부드럽지만 힘 있는 변화를 만듭니다. 좋은 사내 문화를 만들어가는데 누구의 목소리가 더 큰지는 중요치 않습니다. 직급에 관계없이 각 자의 아이디어가 어떻게 문화 조성에 도움이 될 수 있는지 서로를 설득하는 일련의 과정입니다. 그리고 이런 과정들은 모여 조직문화를 앞으로 끌고 나가는 원동력이 됩니다.”
Q1.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한국오가논에서 HR(인사부) 리드를 맡고 있는 김단호라고 합니다. 오가논 출범 때부터 함께해 오면서 한국오가논 HR 리드로서는 2년이 조금 넘는 시간이 지났네요. 대학교에서는 사회학과를 전공했고, 처음 입사한 대기업에서 HR 업무를 시작했습니다. 실무를 하면서 더 넓은 경영학적 지식을 쌓고 싶다고 생각해 미국에서 MBA를 마치고 이후 외국계 제약사에 입사하였습니다. 조직과 사람, 리더십과 관련된 업무가 좋아 HR 분야에서 커리어를 쌓아오고 있습니다.
Q2. 한국오가논의 HR 부서에 대해서 소개해주세요. 팀에서는 어떤 역할들을 담당하고 계시나요?
HR부서는 임직원들이 업무를 잘 수행할 수 있도록 전반적인 사내 제도와 시스템을 구축하고, 채용에서부터 급여 지급, 퇴직 지원 등 포괄적인 업무를 담당합니다. 국가에서 필수로 진행해야 하는 교육을 챙기고 직원들이 각자의 리더십을 잘 발휘할 수 있도록 여러가지 코칭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도 합니다. 또 노동조합과의 소통과 같이 회사를 대표해 직원과의 대화를 책임지는 팀이기도 하죠. 이러한 상호소통은 저희 팀의 가장 핵심적인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역할을 수행하는데 있어 팀에서 함께 꼭 지키고자 하는 몇 가지 원칙들이 있는데요. 첫 번째는 바로 ‘신뢰’입니다. 직원들에게 믿음을 줄 수 있는 팀이 되고자 하고, 이를 위해 투명한 의사소통을 하고 있습니다. 직원들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여러 좋은 제안들이 실제로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직원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낼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사내 익명소통 채널을 만든 이유도 바로 투명성에 중점을 둔 노력 중 하나입니다.
두 번째는 ‘공정성’입니다. 회사의 규정을 만드는 팀이기 때문에 기준들이 공정성에 어긋나지 않을지 계속해서 확인하고, 정확한 기준으로 시행하고자 합니다. 만약 이러한 것들이 지켜지지 않는다면 기존 제도들은 물론, 저희가 하는 모든 것들에 대한 신뢰가 없어질 수 있기 때문에 더욱 공정성을 염두 하며 업무에 임하고자 합니다.
세 번째는 바로 ‘서비스 마인드 셋’인데요. 커머셜과 세일즈, 마케팅 등 유관 부서들이 저희 비전과 가치를 잘 알리고, 더욱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것입니다. HR 부서는 직원들이 충분히 잠재성을 발휘하며 일할 수 있도록 하는 환경과 문화를 조성하는 팀이기 때문에 스스로 빛나기보다 빛이 나게 도와주는 것이죠.
Q3. 한국오가논이라는 새로운 조직에서 HR이 가장 중점을 두었던 부분은 무엇일까요?
한국오가논이라는 새로운 조직을 형성하면서 가장 중점에 둔 것은 바로 진정성과 포용성, 동반성장과 같은 ‘우리가 지향하는 가치’들을 기반으로 한 ‘우리만의 문화를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이건 단지 제가 인사부 리드이기 때문에 하는 말이 아니라, 오가논이라는 회사의 비전을 처음 만들어가고, 조직의 전반적인 방향성을 백지 상태부터 고민하던 시점에서 ‘기존과는 다른, 우리만의 기업문화’를 만드는 것을 정말 높은 우선순위로 두고자 했습니다.
오가논은 새로운 회사이지만, 분사로 인해 대다수 직원들이 기존의 조직에서 함께 일한 동료이다 보니, 완전히 새롭게 회사의 문화를 만드는 것과는 의미가 조금 달랐습니다. 기존과는 다른, ‘우리만의 문화’를 만들어 나가고 싶다는 직원들의 바람이 더욱 컸고, 지금의 문화를 정착시키기까지 여러가지 시도와 노력, 우여곡절이 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먼저 ‘좋은 기업문화’라는 정의와 기준이 모두가 다르기 때문에 이것을 재정립하기 위해 직원들이 직접 아이디어를 내고, 사내 문화를 만들어 나가는 것에서부터 시작했습니다. 인사부가 리드하고 주축이 되는 대부분의 경우와는 매우 다른 시도였죠. 직원들이 어떻게 하면 일을 더욱 편안하고 효과적으로 할 수 있을지 그리고 서로에게 배우고 공감하며 각자가 갖고 있는 리더십을 잘 발휘해 유의미한 성과로도 이어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수 있을지 함께 고민했습니다.
이렇게 ‘함께 만들어 나가는 문화’를 보여주는 하나의 예가 바로 직원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이루어진 ‘OCC(Organon Culture Creator)’라는 조직문화 TF팀입니다. 소통과 문화, 성장을 담당하는 3개 세부 팀으로 운영되는데, 그동안 많은 사내 프로그램을 진행해 오고 있습니다.
몇 가지만 말씀드리자면, 회사와 관련된 뉴스나 업데이트를 직원들에게 쉽게 설명하고 공유하는 ‘팟캐스트’와 점심을 함께하며 경제, 재무, 육아 등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쌓는 ‘런치앤런,’ 출범 직후 직원 간의 친목과 소통을 독려하는 손편지 캠페인 ‘토닥토닥,’ 유용한 커리어 정보를 공유하는 ‘유토피아’와 ‘멘토와의 점심,’ 사내 동호회 활성화 등이 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러한 아이디어의 공통점은 바로 ‘소통’이라는 것인데요 동료에게 고마운 마음을 손편지로 전달하자라는 작지만 용기있는 행동이 직원들이 모두 함께할 수 있는 사내 프로그램이 되고, 서로 도움을 줄 수 있는 정보들을 적극적으로 공유하며 나온 아이디어가 팟캐스트나 커리어 멘토링 프로그램, 런치앤런이 되었죠. 감사한 마음은 적극적으로 전하고, 도움되는 정보는 모두와 공유하는 것이죠.
또한, 이전 회사에서 분사가 결정된 이후 지금의 오가논으로 자리잡기까지 처음 마주하는 변화, 불확실성 등 여러 도전과제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노동조합을 포함한 많은 직원들과 함께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많은 궁금증을 함께 해소해가며 지난 2년 동안 안정적인 노사관계를 만들어갈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어려움이 있었던 만큼 개인적으로는 많이 뿌듯한 점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우리만의 문화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서로의 진심을 잘게 되고, 유대감과 더불어 직원들 모두가 오가논의 초창기 멤버, 즉 파운더(founder)로서 연대가 한층 두터워진 것 같습니다.
Q4. 단호님이 그리시는 가장 ‘바람직한 조직문화’란 어떤 모습일까요? 이를 위해 직원과 HR 팀 모두 어떤 노력이 필요하다고 보시나요.
제가 생각하는 바람직한 조직문화는 ‘더 좋은 문화란 무엇인가’에 대해서 함께 생각하고 만들어 나가는 것입니다. 보통 리더십 레벨에서 조직문화에 대한 전반적인 방향성을 제시하기 마련인데, 오가논은 조금 다릅니다. 직원들이 적극적으로 아이디어를 제시하면, 리더십 레벨에서 피드백을 전달합니다. 물론 그 반대의 경우도 있죠.
바람직한 사내 문화를 만들어가는 데 있어서 누구의 목소리가 더 많은 힘을 갖고 있는지는 중요치 않습니다. 모두 진심으로 좋은 문화를 만들고 싶기 때문에 모두가 동등한 시각에서 자발적으로 의견을 내는 것이니까요. 자신의 생각이 어떻게 도움이 될 수 있는지 서로를 설득하는 일련의 과정입니다. 이러한 과정이 바로 조직문화를 앞으로 끌고 나가는 원동력이 될 것입니다.
리더십 레벨 관점에서만 조직문화를 바라본다면 실제로 직원들이 느끼는 디테일한 요소들을 놓칠 수 있습니다. 또 직원들의 말만 듣고자 한다면 회사의 전체적인 큰 그림에서 추구하는 방향이나 실현가능성 측면에서 부합하지 않을 수 있고요. 그렇기 때문에 리더십과 직원들의 목소리가 동등한 가치를 가지고 함께 조화를 이루어야 합니다.
Q5. 한국오가논이 출범하고 HR 부서의 리드를 맡아 오시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요?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여럿 있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생각나는 하나는 바로 저희 서울 사무소에 직원들과 가족 분들을 초청한 행사입니다. 사무실 투어도 하고, 중고마켓도 열고, 가족사진을 찍어주는 포토존도 마련하고, 전문가를 모셔 아이들에게는 눈높이에 맞는 성교육도 진행했습니다.
사실 행사의 내용을 떠나서 개인적으로 저는 직원의 가족들을 처음보는 자리였는데요, 그동안은 회사에서 직원들만 봐왔잖아요. 저희가 준비한 여러가지 활동들로 가족 구성원들이 함께 웃고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니 제 마음 한구석이 뭉클해지더라고요.
‘내 업무가 단지 직원 한 사람 개인의 행복을 책임지는 게 아니구나. 한 사람 뒤에 함께 있는 가족의 행복도 책임지고 있는 것이구나’를 새삼 몸소 느꼈습니다. 직원들이 행복하면 가족들도 행복하니까요. 행사 이후로는 조금 더 많은 사람들의 행복과 안녕을 책임지고 있다는 생각으로 업무에 임하고 있습니다.
Q6. 앞으로 HR팀의 계획은 무엇인가요?
직원들의 자부심과 소속감을 더 높이고자 하는 게 저희 HR팀의 하반기 우선순위 과제입니다. 내부에서도 여러가지 프로그램과 활동들을 진행할 예정이지만, 아무래도 출범한지 얼마되지 않았기 때문에 채용시장 등 외부의 시각에서도 오가논의 인지도와 브랜딩을 높일 수 있는 노력도 함께 하고자 합니다.
특히, 한국오가논이 2021년에는 노사문화 우수기관 대상과 가족친화기업 인증을 받았는데요. 올해도 이러한 도전을 이어 가 보려고 합니다. 또 지금은 인턴분들이 오셔서 각 부서에서 든든하게 많은 도움을 주고 계신데, 이 분들이 다시 학교로 돌아갔을 때 ‘오가논이라는 곳이 정말 좋은 회사구나’라고 느껴질 수 있도록 따뜻한 인상을 심어드리고 싶습니다.
Q7. 마지막으로 하고싶은 말이 있다면요?
저는 앞으로 계속 ‘성장’이라는 키워드를 우선순위로 둘 예정입니다. 저의 성장은 물론이고, 팀의 성장 그리고 회사의 성장을 위해 계속 최선을 다하고 싶습니다. ‘우리가 성장하고 있구나’라고 느낄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도 물론 좋지만, 수치적으로도 전 직원 서베이에서 향상이 필요한 항목에서 더 높은 점수가 나올 수 있도록 하는 것도 단기적인 목표입니다.
또 앞으로도 진정성이 깃든 ‘소통’에 신경 쓰고 싶습니다. 지금까지 우리만의 문화를 일궈 내기까지 가장 중요했던 한 가지는 결국 소통이었던 것 같아요. 저에게 직접 이야기해 주시든, 익명 채널로 남겨 주시든, 노동조합을 통해서 전해지든, 직원들의 목소리는 모두 소중합니다.
의견을 듣는 것에서부터 변화와 개선, 그리고 성장이 시작될 수 있거든요. 직원들이 진심으로 회사를 아끼고, 자부심을 느끼게 된다면, 그 분들이 오가논의 엠베서더가 되어서 회사 이야기를 진심을 담아 해 주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희의 이름이나 브랜드를 외부에 알리는 노력도 물론 중요하겠지만, 단순히 홍보를 우선순위로 두기보다 직원 중심의 내실을 튼튼히 다져 나간다면 우리의 가치도 자연스럽게 밖으로 흘러가지 않을까 싶습니다. 앞으로도 HR리드로서 모든 파운더들이 자부심을 느끼는 오가논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